가끔씩 한국에 계신 지인 분이나 웹상에서 알게 되신 분들에게 미국 취업에 관해 몇가지 질문을 받습니다.
몇 번 답해드리다 보니, 질문하시는 내용이 비슷한 부분도 있고 각자의 상황에 따라 다른 부분도 많이 있는 것이 보입니다.
그래서 공통된 부분에 대해 다른 분들도 아시면 좋을 것 같아서 질문 답변 형식으로 글을 써 보았습니다.
아마도 이 질문은 가장 자주 듣게 되는 것 같은데요.
제 이야기를 해 드릴 수 있지만 이 과정이 모두에게 적용되지는 않는 다는 점을 일단 말씀드리고 싶네요.
전 돌이켜보면 정말 운이 좋았던 경우였습니다.
한국 삼성전자에서 일 했을 때 맡았던 업무가 사람을 찾기 어려운 업무였습니다.
이제 막 개발을 시작하는 분야여서 경험있는 사람은 부족한 상황에 산업은 커져가서 더 많은 인력이 필요한 상황이었습니다.
전 미국 취업은 거의 생각도 못하고 있었는데, 이 때 미국회사에서 일하던 지인이 저를 추천해 주었습니다.
사람이 부족한 것을 알고 저를 추천해 주었고 회사에서는 경력이 얼마 되지 않음에도 저를 채용하였죠.
직접 구직활동을 한 것이 아니라 다른 분들과는 조금 상황이 달랐었죠.
그 때부터 3년 가까이 지난 지금 상황에 저같이 경력이 부족한 사람이 지원을 했다면 아마 기회가 없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채용만으로 끝나진 않았습니다.
뽑는다고 결정한 지 6개월 이상이 지나서야 취업비자 신청을 시작했고 정작 일을 시작한 것은 그것보다 1년이 지난 후에서야 일을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회사 입장에서는 채용을 결정하고 1년 반이 지난 다음에서야 채용자를 볼 수 있었다는 말이죠.
미국 내에 비슷한 경력의 구직자가 있었다면, 뒤도 안돌아보고 미국 내 구직자를 먼저 채용했을 겁니다.
기업 입장에서 1년 반의 시간이 얼마나 큰 지는 일을 해보신 분들은 다 공감하실 겁니다.
예전에는 이력서를 여기 사이트에 올려 두었었는데, LinkedIn에도 이력서의 모든 내역이 올라가 있어서 사이트에서 지우긴 했습니다.
인터넷에서 검색을 해보시면 어느정도 감을 잡으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첫째로 중요한 것은, "중요한 정보를 먼저 보이도록 상단에 위치"시키는 것입니다.
경력직으로 입사를 한다면, 지금까지의 경력에 관한 내용이 가장 잘 보이도록 위에 놓는 것이 중요하겠죠.
학생이었다가 입사를 한다면 학력과 그 학교 과정중에 했던, 업무와 관련이 있는 과목을 언급한다던지 아니면 특별 활동을 언급한다던지 해서 업무에 어느정도 관련이 있다는 점을 부각시켜야 할 것입니다.
그 다음으로는 "간결하게 작성"하는 것입니다.
이력서를 불필요하게 방대하게 작성하는 것이 아니라 대부분 1장 안에 모든 내용이 다 들어가도록 작성합니다.
그 안에 넣지 못할 특별한 경우라면 두장까지 가는 경우도 있지만 보통은 한장안에 안들어갈 것 같으면 내용을 빼버립니다.
예를 들면 학력 란을 간단히 축약한다던지, 관계없는 수상내역이나 특허 내용은 한줄로 변경한다던지 해서 분량을 줄입니다.
이건 회사마다 꽤 많이 차이가 납니다.
애플같은 경우는 듣기로는 정말 힘들게 일한다고 합니다.
야근도 매우 잦고 주말 근무도 종종한다고 하니 한국과 비견될만 합니다.
제가 있는 회사는 가끔 야근할 일이 생기긴 하지만, 보통은 일찍 퇴근해서 집에서 메일로 가끔 업무를 보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주말 근무가 거의 없다는 것이 좋네요.
미국 건너와서 주말에는 항상 가족과 근교에 나가거나 밀린 집안 일을 하거나 할 수 있어서 정말 좋습니다.
다만, 이런 자유가 주어진 만큼 책임도 따라 옵니다.
맡은 일에 대한 평가는 메니저의 절대적 권한이라 결과를 잘 내지 못하면 도태되기 쉽습니다.
고용 계약이 at-will 이기 때문에 언제든 해고당할 수 있는 두려움은 항상 있습니다.
신분이 보장되는 사람은 불황이 아닌 경우 다른 직장을 쉽게 찾을 수 있어서 고용의 유연성이 좋지만, 저같이 아직 취업비자인 사람은 해고를 당하면 곧장 한국으로 떠나야 하기 때문에 항상 불안함을 가지고 있습니다.
제 두 아이가 아직 학교를 가지 않아서 자신있게 말씀드리진 못할 것 같네요.
이 질문은 풍월을 읊는 수준일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주변 지인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여기에 넘쳐나는 엄청난 학구열의 인도인 사이에 끼어서 덩달아 엄청난 학구열을 경험할 수 밖에 없어보입니다.
이곳 실리콘벨리에 정말 많은 인도 이민자들이 있는데 대부분 굉장한 학구열을 가지고 있고 아이에게 엄청난 교육을 시킵니다.
과외도 많고 예체능 교육도 추가로 시키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그 분위기에 휩쓸려 이 지역 전반적으로 교육열이 엄청납니다.
SAT (대학 수능 시험) 점수만으로는 UC Berkeley나 Stanford는 꿈도 못꾸고, 기타 국제 대회 수상 이력이나 특출나게 자랑할 만한 다른 것이 없으면 그냥 저냥 평범한 주립대도 못갈 확률이 있습니다.
다만 어려서부터 여러 인종과 섞여서 지내는 것은 좋아보입니다.
단일민족이라는 것이 장점이기도 하지만 배타적으로 되어버리는 단점도 많은 한국 환경보다는 좀 더 넓은 생각을 가질 수 있게 되는 것 같긴 합니다.
또한 교육 과정이 하나의 주제에 대해 스스로 연구주제를 정하고 자료를 찾고 하는 과정이 초등학교부터 계속 되는 것을 들으면, 학자를 길러내기에 좋은 환경이라는 생각은 듭니다.
그 반대급부로 알게되는 정보는 제약되는 것 같네요.
아이 교육만을 위해서 미국에 오려고 한다면 다시 생각해 보라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한국에서도 미국의 교육과정과 비슷한 방식으로 가르치는 사립학교가 꽤 있습니다.
Waldorf 대안학교라던지 기타 학교에 보낸다면 그런 교육 걱정은 덜게 될 것 같네요.
취업비자는 채용하고자 하는 회사에서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회사에서 변호사를 고용하던지 해서 진행하기 때문에 채용자가 이것 저것 신경쓸 상황은 거의 없지요.
취업 비자는 일단 연봉과 기타 베네핏이 들어있는 Offer Letter를 받은 이후에 진행됩니다.
보통의 경우 H-1b 비이민 취업비자를 신청합니다.
L1 (주재원 비자)나 O1(특기자 비자)같은 경우도 있지만 이 보다는 H-1b로 대부분 진행됩니다.
H-1b는 4월 1일에 다음해 취업비자 신청을 받기 시작해서 해당 년도에 정해진 숫자가 마감될 때까지 진행합니다.
이 비자 쿼터가 1년에 65,000개, 미국내 석박사를 위해 20,000개 해서 총 85,000개입니다.
많은 숫자는 아니기에 요 근래에는 신청하는 당일에 마감되어 왔습니다.
서브프라임이 터지고 몇년간은 비자가 남았었지만 FY14(2013년 10월부터) 부터는 첫 일주일만에 마감되었습니다.
최초 1주일 간은 쿼터보다 많이 접수되더라도도 추가로 접수를 받기 때문에 쿼터이상으로 초과되어 추첨 을 했습니다.
그 수치가 2013년 4월엔 1.6대 1 경쟁률이었다가 작년의 경우(2014년)엔 3대1 가까이 되었습니다.
올해 예상은 5대1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즉, 아무리 오퍼레터를 받았더라도 추첨에서 떨어지면 일할 기회가 없습니다.
이 추첨을 통과하면 이제 실제 비자 심사가 시작됩니다.
제출된 서류를 가지고 비자를 승인할지 말지 결정되며 약 두달이 소요됩니다.
이후 비자 승인이 되면 I-797 서류가 메일로 배송되고 이 서류를 가지고 미국 영사관에서 비자 스탬프를 받아야 합니다.
비자 스탬프를 받는 과정에서 떨어지는 경우는 거의 없지만 가끔 승인 안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비자 스탬프를 받고 나면 이제 모든 과정이 끝이 납니다.
비행기에 몸을 싣고 미국으로 건너와서 일을 시작할 수 있는 시기는 해당 년도 10월부터 입니다.
사실 요즘같이 경기가 좋을 때에는 다른 기회로도 가능하지만, 경기가 안좋은 상황에서는 지인의 추천이 없이는 거의 들어갈 수 없다고 봐야 합니다.
지인이 없는 경우 최소한 1차 HR의 서류를 통과하기 위해선 회사 내부에 인맥을 만들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적어도 HR에 서류를 던져줄 수 있는 사람 말이죠.
같은 분야든, 아니면 내 일에 연관되어 있었던 사람이든, 아니면 하다 못해 같은 한국사람이라도 한번 물어보면 기회가 생길 지도 모릅니다.
이 방법도 안되면 정말 심혈을 기울여서 Cover Letter를 작성하고 온라인이나 이메일로 제출하시는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곤 내 경력이 그 Position과 잘 맞아 떨어지길 바라는 수 밖에 없죠.
이를 위해 이력서와 Cover Letter를 방향에 맞게 어느정도 수정은 해 두셔야 합니다.
많은 질문이 올 때마다 답변을 해 드리려고 노력하지만, 제가 모든 것을 알고 있지 않다보니 답변을 하는게 꺼려질 때가 종종 있습니다.
제가 제대로 알지 못한 채 잘못된 정보를 기반으로 답변을 해서 행여나 상대방에게 안좋은 영향이 끼치게 될까 걱정되어 확신을 가지고 이야기를 하지 못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주변의 경우를 보면, 외국을 나오고자 마음 먹는다면 어느 정도 준비 기간을 거치면 어떻게든 나올 방법이 생기더군요.
취업비자 추첨에서 여러번 떨어지더라도 방법을 찾고 특기자 비자나 주재원 비자로 나오게 되는 경우도 보입니다.
그에 앞서서 생각해야 할 점은, 과연 내가 미국으로 취업을 하려고 하는가.. 에 대해 다양한 정보를 수집한 후에 결론을 내리셔야 한다는 점입니다.
한국에서 보는 부분은 여기 미국에서 살아가는 그 모든것을 볼 수 없고 장미빛만 보일 수 있습니다.
부푼 꿈을 안고 미국에 건너 왔는데, 막상 살아보니 사람들과 어울리기도 어렵고 회사에서는 유리천장이 존재해서 평생 엔지니어로 살아가야만 할 것 같고 밤에 술 마시는 건 꿈도 못꾸고 주말에 가족과 시간을 보내는데 온 힘을 쏟는 것에 좌절할 지도 모릅니다.
전 이런 생활을 어느정도 생각하고 와서 지금의 상태에 만족하고 있지만 그렇지 못한 분들도 가끔 봅니다.
어렵게 나왔는데 한국은 다시 못 들어가겠고 여기 생활은 맞지 않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경우를 봅니다.
잘 생각하시고 준비하시고 좋은 일 가득하길 바라겠습니다.
모두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