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üssen, Schuwangau
2007년 05월 16일 09:50 on the train to Füssen
왼쪽으로는 알프스의 높은 산이 시야를 막고 오른쪽으로는 푸른 초원위에 소와 말들이 풀을 뜯고 있다.(뒤로타고 가는 중) 알프스! 산도 잘 못타는 내가 왜 이렇게 산에 집착하는 것일까? 매번 산을 탈때마다 힘들어서 쓰러질 듯이 기진맥진해 하는 약한 심폐력과 지구력을 가졌으면서도 왜 하루하루 산에 오르는 꿈을 품고 사는 것일까?
아직 눈이 녹지 않은 3000m 이상에는 만년설이 뒤덥여있는 거대한 산의 공동체 Alps. 그 끝자락에 내가 서 있다. 밴프의 the Rockies 보다는 못하지만 내 눈은 즐겁다. 마음은 들뜬다. 마치 벌써 몽블랑(Mont Blanc)이나 아이거(Eiger)를 오른 것 같다.
동일 17:10 Schwangau
엉겁결에 계획에 있지도 않았던 산을 탔다. Tegelberg 라는 1730m 산인데 Hohenschwangau (790m) 보다 1000미터 정도 높다. 노이슈반슈타인 성(Schloβ Neuschwanstein)을 보러 메리엔(?)다리를 올라갔다. 다리에서 보이는 노이슈반슈타인 성은 일품이었다. 그렇게 한참을 보고 있는데 다리 너머로 길이 있는걸 발견했다. 그 길을 따라가는데 끝이 없길래 1시간 45분동안(올라가느라 투어시간도 놓쳤다)걸으니 Tegelberg 정상에서 케이블카를 발견하고 좌절했다는 이야기다. 그리고 성 입장 티켓 €8 도 날렸다.
실은 뒤로 올라가면 내가 예전에 보았던 사진 을 찍은 위치를 발견할 수 있을 것 같아서 걸었다. 여행기에서 보이던 사진은 대부분 메리엔다리에서 찍힌 사진인데 자주 봐서 그런지 식상했다. 하지만 위의 사진은 뭐랄까. 독특한 구도이면서 정말 아름다웠다. Tegelberg 정상에서 반대편으로 내려오니 1시간 반이 걸렸다. 내가 원했던, 성과 호수가 같이 나오는 사진은 암벽등반 코스가 있는 곳이라 가질 못했다.(정상에서 만난분이 그쪽은 도전했다가 몇 사람 발을 헛딛어 떨어져 죽은 곳이라고 극구 말렸다.) 그 위치가 '칸셀'이라고 하셨는데 어떤 의미인지는 모르겠다.
겨우 고도차 1000m 이긴 하지만 오랫만에 산을 타니 기분이 날아갈 것 같다. 비록 끝자락이긴 하지만 알프스를 등산했다는 것이 기분이 좋았다. 그냥 길이 있으니 자동으로 걸음이옮겨졌다. 이러다 몽블랑 길 있다고 오르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ㅡㅡ; 여기의 산은 좋은 점이 너머로는 만년설 덮힌 알프스가 펼쳐지고 산 아래로는 푸른 평야가 펼쳐진다는 점이다. 산, 평야. White, Green. 서로 상이한 두가지가 만나는 곳이 이곳 Füssen-Schwangau.
2007년 05월 17일 09:00 기차역(Bahnhof) in Füssen
뮌헨으로 갔다가 루체른으로 간다. 그리고 바로 인터라켄(Interlaken)으로 갈 예정이다. 유럽의 골든 패스를 지나지만 지금 비오는 날씨라 어떨 지 모르겠다. 비가오면 주변의 색이 변한다. 모든 색이 진해지고 강렬해 진다. 특히 녹색은 그 정도가 더 심하다. 비오는 아침이면 잔디와 나뭇잎은 그 빛을 강하게 발한다. 진한 녹색으로, 연녹색으로 자신이 살아있음을 알린다.
동일 12:20 기차역(Bahnhof) in Munchen
유스호스텔에서 본 일본인 친구들을 기차에서 만나서 인터라켄까지 같이 가고있다. Isa, Keisuke 라는 친구들인데 한달동안 유럽을 여행할 예정이라고 한다. 오늘이 4일째라는데 거의 초반의 여행으로 퓌센을 갔다는게 놀랍다.
체르마트(Zermatt)를 가볼 생각을 하는데 기차비나 숙박이 꽤 많이 비싸다. 유레일이 안통하는 곳이라 들어가고 나올 때 돈을 내야 되고 그쪽엔 숙박자체가 다른 곳의 거의 2배가량 하는 듯 하다. 그정도의 가치가 있는 곳일까? 이번 여행에서 돈 걱정은 안하고 돌아다니기로 마음 먹었지만 그래도 쓰기가 쉽지 않다. 내 땀을 흘려서 번 돈이라서 더 애착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