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방으로 이동

9월 22일 부터 2월 18일까지 5개월 가량을 지내온 방을 오늘 옮겼다. 211A에 들어갈 때는 겨우 40L 가방 하나와 24인치 캐리어 하나였었는데 오늘 짐을 옮기면서 산더미처럼 불어난 짐을 보니 '내가 오랫동안 지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짐을 옮기고 이전 방을 체크아웃하고 새로운 방에 짐정리를 하니 오후 1시반이 훌쩍 넘었다. 버릴 것은 과감히 버리고, 필요한 것만 남겨둬야 하는데 이놈의 마음은 버릴 것을 손에 쥐고 놓지를 않는다.

새로운 침대에 누워보니 창밖으로 런들과 설퍼가 보인다. 아름답다. 잊을 수 없는 런들... 이전 방에서는 창 밖으로 볼 수 있는건 옆 건물과 가로등 뿐이었다. 이젠 별도 보일 것 같다. 새삼스럽게 내가 캐나다에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그것을 잊고 살아왔다. 매일 영어를 쓰면서도, 매일 눈이 파란사람, 금발의 사람, 코가 오똑한 사람, 나보다 머리 하나는 더 큰 사람들과 어울려 지내면서도 이미 그 생활에 적응을 해서 느끼지 못했던 사실... '여기는 캐나다'

캐나다에서의 내 목적은 단 하나 'the Rockies' 벌써 잊고 있었는가? 잊지말자. 평생 언제 다시 이 로키 안에서 지낼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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