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하투어, 호키티카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아침을 맞이하고 Fox Glacier(폭스빙하)를 가기위해 분주하게 챙겼습니다. 폭스 빙하는 가이드를 따라가지 않고는 폭스빙하를 올라갈 수 없습니다. 가이드를 대동하는 투어 프로그램은 세가지가 있는데 Full Day, Half Day, 그리고 2시간짜리 프로그램이 있었습니다. 우리는 4시간짜리 Half day 투어를 신청했습니다. 가격이 좀 비싸긴 했지만 ($95) 그만큼 가치가 있으리라 생각했습니다.
빙하로 가면서 가이드의 친절한 설명을 들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영어라 알아듣기가 참 힘드네요. -_-;;
4시간 가이드가 9:35분 시작시간부터 인줄 알았는데, 폭스 빙하를 도착한 이후부터였습니다. 총 5시간이 걸려서 Greymouth로 출발하는 시간이 예상보다 늦어지게 되었습니다.
폭스빙하는 캐나다에서 보았던 Icefield와는 많이 다르네요. 아이스필드에서는 빙하의 끝, 종단면 (terminal face)이 완만하게 지면과 이어졌지만, 폭스 빙하는 종단면의 두께가 매우 두텁고 더 험합니다. 빙하 옆면을 통해서 빙하위로 올라가는 길이 차를 타고 갔던것에 비해 걸어서 가지 않으면 갈 수 없을만큼 험했다는 점이 매우 다릅니다. 빙하의 있는 그대로를 보전하고 있다는 점에서 폭스빙하가 더 나았습니다. 그 엄청난 빙하의 모습도요 ^^
사실 빙하 투어자체는 어린 아이들도 갈 수 있을만큼 천천히 진행하기에 초반 등산하는 부분을 빼고는 그다지 힘들진 않을 코스입니다.
그레이마우스로 가는 도중 우연히 들른 Lake Ianthe에서 뜻하지 않는 재미를 느꼈습니다. 풍경은 어느 호수와 다를 바 없는 그런 모습입니다. 그러나 같이 있던 아이들과 재미있게 놀 수 있어서 더 즐겁게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Hokitika
Hokitika에 도착하니 거의 6시가 다 되었네요. 홀리데이 파크에 주차해야 할 생각을 하면 30km도 남지 않은 그레이마우스로 달리는게 맞지만 왠지 차를 세우고 싶게 만든 작은 마을입니다. 파도 소리가 들려 해변으로 차를 몰고 갑니다. 그 곳에는 가슴이 탁 트일정도의 시원한 바다가 있었습니다.
거세게 몰아치는 파도소리는 정말 시원합니다. 그 파도에서 장난치면서 하나뿐인 긴 바지가 다 젖어버렸습니다.
그러나 그런것 쯤은 개의치 않습니다. 정말 재미있었고, 즐겁습니다.
열심히 움직였더니 배가 고프네요. 그레이마우스 가기전에 저녁을 먹어야겠습니다. 해변에서 얼마 멀지 않은 식당을 찾아 해지는 저녁놀을 배경삼아 맛있는 저녁을 먹습니다.
해는 뉘엿뉘엿져갑니다. 그레이마우스로 열심히 엑셀 페달을 밟습니다. 달리는 차 안에서 보이는 풍경은 석양빛을 받으며 최고의 아름다움을 뽐내기 시작합니다.
'멈춰서 사진 찍어야 되는데...' 를 수없이 생각하며 빨리 Greymouth Top 10 seaside Holiday Park로 달립니다.
도착하자마자 site를 구하고 주차한 후 전원도 연결하지 않은 채 삼각대, 카메라, 필터를 들고 냅다 해변으로 달립니다.
그러나 이미 그 아름다운 빛은 거의 사라지고 허무한 시간을 보냅니다.
정말 최고의 석양을 보여주었는데 아쉽기만 합니다.
아무렴 어떻습니까.. 이런것이 여행인걸요. 사진으로 담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기억속엔 강렬하게 남아있으니 그것으로 만족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