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Park Hotel Tokyo에서 바라보는 도쿄타워는 예전 롯본기로 걸어가면서 본 도쿄타워 와 아무런 차이가 없는데 내 감정은 매우 다르다. 그때에는 도쿄타워를 본다는 벅찬 기대감이 가득했다.
지금 내가 호텔방에서 편하게 의자에 앉아 느끼는 감정은 추억을 떠올리는 아련함이다. 사물을 통해 이전을 기억하고 영화를 떠올리고 글을 떠올린다.
수많은 불빛에 둘러쌓인 붉은 도쿄타워를 보기위해, 그 때의 나는 반팔을 입은채로 롯본기 힐스 옥상에서 매서운 찬바람을 맞으며 버텼었다. 그러나 지금은 큰 돈을 지불한 대가로 편하고 아늑한 방에서 피곤한 눈꺼풀을 이겨내며 바라보고 있다.
이렇게 여행은 마무리 되어간다. 일반적인 신혼여행과는 완전히 다른, 거의 배낭여행이라 부를만한 신혼여행이었다. 그렇기에 쉽게 잊혀지지 않을 여행이 될 것 같다.
수첩에 기록하는 여행기는 오늘이 마지막이다.
그러나 이 수첩에 기록된 글을 홈페이지에 올리면서 고쳐지고 다시 쓰이고 다듬어 질 것이다. 그런 과정에서 여행의 즐거웠던 기억을 떠올리고 회상에 잠기며 제2의 여행을 즐길 것이다. /FIN
-- 2010년 1월 29일 밤, 도쿄타워가 보이는 Park Hotel Tokyo 33층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