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d of 2024
2023년 마지막 날에 쓴 글이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벌써 2024년 마지막 날이 가까워져 오고 있네요. 더 이상 구글에서 만으로 일한 것을 재는 게 무의미 해 져서 그냥 한 해 마지막에 한 해를 돌아보기로 했습니다.
업무
작년 말에 구글에서 다시 일을 시작하면서 이전에 했던 일과는 조금 다른 일을 맡았습니다. 지금까지 로직 디자인을 해 왔었는데, 새로 입사하면서 SoC 인테그레이션을 하는 일을 맡아서 일년동안 해 왔습니다.
많은 IP를 SoC에 합치는 작업인데, 내부 개발 환경이 조금 독특해서, 많은 고생을 했습니다. 쉼없이 일주일~이주일에 한번 인테그레이션을 하면서 심적으로 많이 지치는 일년이었습니다.
예전에 구글에서 일할 때 보다 한 사람에게 일이 몰리게 바뀌고, 적용도 즉각적으로 되지 않아서, 주변에서 많은 압박이 있었고, 모든 팀원이 불만을 가지고 있네요. 바뀐 개발 환경의 당위성은 납득이 되지만, 좀 더 가다듬고 바뀌었다면 좋았을텐데 그 부분은 무척 아쉽게 느껴집니다.
체력
작년에 언급한, 체력을 기른 다는 부분은 반쯤은 성공이라고 평가하고 싶네요. 초반엔 달리기로 체력을 좀 기르다가, NorCal BDR을 다녀오고 난 후 방향을 근력을 키우는 것으로 바꾸었습니다. 바이크를 자주 넘어트리고 일으켜 세우면서 힘이 부족한 걸 느끼고, 9월 초 부터 회사 체육관에서 근력운동을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바이크를 잘 들고자 데드리프트 위주로 했는데, 그러다 허리에 무리가 가서, 데드리프트는 쉬고 스쿼트, 턱걸이, 벤치 등으로 몸 전반적으로 근육을 쓰는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일주일에 두번씩 하려고 노력하고 있네요.
3개월 반이 지난 지금, 말랐던 몸에 근육이 조금씩 생기는 지, 몸무게도 10파운드 (4.5kg) 늘었네요. 20년 만에 군복무 할 때의 몸무게를 회복했습니다. 아직 초반이라 급격히 몸무게가 느는 것일테지만, 이게 하나의 즐거움이네요.
운동하면서 나이를 절실히 느끼고 있습니다. 조금만 무게를 무리하게 올리면 인대부분이 일주일이 넘도록 아파서, 무게는 정말 조금씩 올리고 있네요.
영어
영어는 여전히 부족하고, 비교 대상이 없어서 그동안 연습한 것이 얼마나 도움이 되는 지 잘 모르겠습니다. 여전히 DJI Mic 2로 녹음하고 있습니다. 한번 녹음기를 잊어버려서 눈물을 머금고 새로 구입하기는 했지만, 이만한 제품이 없는 것 같습니다.
작년에 원하는 기능을 아래와 같이 나열했었습니다:
- 녹음을 하면서 Transcribe도 해주는 기능. 녹음된 파일이 저장되어 다시 들어볼 수 있고, 받아쓰인 텍스트를 볼 수도 있도록.
- 녹음된 세션을 요약해 주는 기능.
그런 제품이 나오질 않아서, 결국 제가 파이선으로 코딩해서 만들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transcribe는 Whisper AI를 사용해서 텍스트로 저장하고, ChatGPT API나 Gemini API를 사용해서 요약본을 만들고 있습니다.
AI의 발전이 놀랍더군요. 받아쓰기를 잘하는 것도 놀라운데, 요약본은 정말 감탄이 나오게 깔끔하게 정리해 줍니다. API 비용이 아깝지 않더군요.
요약본을 모아서 DevonThink에 자동으로 넣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좀 찾아보면 방법이 나오겠죠.
비행
비행은 당분간 접게 되었습니다. 시작도 제대로 하지도 못했는데 접는게 사실 말이 안되긴 하는 데, 시작 하는 걸 접는(?) 상황이 되었네요.
몰던 트럭이 고장이 나서 새 트럭을 사게 되었는데, 기왕이면 병(?)에 걸려서 그동안 군침만 흘리던 오프로드 트럭을 사버렸습니다. 거기다 캠핑 트레일러도 중고로 들여서 올 한해 지출이 무척 커서 당분간은 다른 곳에 돈 쓸 여력이 없네요.
트레일러 + 트럭 조합으로 올해는 가족과 몇 군데 캠핑 다녀왔는 데, 텐트 캠핑과는 또 다른 맛이 있습니다. 날씨에 크게 구애받지 않고 다닐 수 있는 즐거움이 있더군요.
계획
내년에는 일은 더욱 바빠질 것 같습니다. 프로젝트가 점점 커지면서 일감이 늘어만 가네요. 팀에서 제게 더 많은 것을 요구하고 있어서, 당분간은 머리 부여잡고 고민하며 일할 것 같습니다.
그에 따른 보상도 있으면 좋을 텐데, 큰 회사에 그런 것을 기대하긴 어렵겠죠. 올 한해 많은 사람들이 저희 팀을 떠나서 OpenAI에 합류해서 일손이 꽤 부족합니다. 일손이 충원되던지 아니면 기대 이상의 보상이 주어지던지 하지 않으면 뭔가 대책을 세워야 할 것 같네요.
체력은 이대로 꾸준히 다치지 않고 운동해서, 내년 말에는 원하는 목표치 (지금보다 20파운드 더)에 도달하는 게 목표입니다. 그 근처즈음 되면, 무게 올리는 것은 줄이고 체력을 키우고 유연성을 키우는 데에 집중할 생각입니다. 그런데, 그 목표치에 도달할 수는 있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