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ion Nebula
비가 3주간 쉬지않고 내리다 간만에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밤이었습니다. 자기 전 문득 생각이 나 밤하늘을 보니 맑고, 아직 달도 뜨지 않은 상태에서 남천으로 오리온 자리가 슬슬 저물어가려 하고 있었습니다.
한동안, 꽤 한동안 별을 못 본 터라 오늘은 한번 봐보려고 망원경을 꺼내들었습니다. 날씨도 쌀쌀해서 다른 건 별로 고려치 않고 오리온자리 대성운과 시리우스 별 주변을 잠깐 보기로 합니다.
Orion Nebula (M42, M43)
아마 별을 한 번이라도 망원경으로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행성 다음으로 봤을 대상이 이 오리온 대성운이 아닐까 합니다. 저도 마찬가지였어요. 달을 맨 처음 보고, 목성을 보고, 오리온 대성운을 봤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까지 총 세네번 정도만 본 것 같은데 (항상 추운 겨울이 피크라 별 보기 쉽지 않죠 ㅎㅎ) 그래도 그 강렬한 모습은 쉽게 잊혀지지 않습니다. 이번에 볼 때에는 예전에 잘 보였던 양 날개 성운기 뿐만이 아니라 그 안에 있는 넓은 원형 모양의 새 몸통 부분까지 어느정도 윤곽이 보였습니다. 그러니까 양날개가 강하게 뻗어나가는 중에 트라페지움에서 위로 또 솟아 오르는 몇줄기 성운을 느낄 수 있었네요.
M43 (새 머리 부분)에서 트라페지움 사이에 암흑대 부분은 두말할 나위없이 선명하구요. 다만, 트라페지움은 여전히 별이 4개만 보입니다. 5개까지는 봐야 되는데 다음엔 좀 더 자세히 봐야 할 것 같네요. 아마도 NPB 필터를 끼고 있어서 별빛이 좀 줄어들어 눈치를 못챘을 수도 있을 것 같긴합니다.
성운기에 초록빛이 돌았는데 (이건 처음 느껴봤네요) 이게 NPB 필터때문에 색이 입혀진것 같아보입니다. 시간이 되면 NPB 빼고 14mm로 다시 한번 봐야겠네요.
오리온 주변
오리온자리 주변으로 정말 많은 성운들이 있고, 익히 들어봤을 '말머리성운'이라던지, 버나드 루프 등 유명한 성운이 많습니다. 말머리 성운이야 8인치로 보일리 만무하니 시도도 하지 않았는데 그 옆의 '불꽃성운' (NGC 2024)은 예전에 한번 본 적이 있어서 망원경을 다시 겨눠봤습니다.
안보입니다. NPB 필터를 껴고 보았는데도 뭔가 배경 색이 다른 것 같긴 한데 이게 느낌인지 진짜 눈에 보이는 건지 헷갈릴 정도로 안보입니다. 오늘 다시 검색해보니, 옆의 알니탁(Alnitak, ζ Zeta Ori) 별빛에 가려 안보이는 경우가 많다고 하네요. 별빛이 망원경에 들어오지 않도록 조준을 잘 해야 한다고 하니 다시 한번 도전해 봐야겠습니다.
시리우스 주변
이 곳은 다음에 다시 한번 훑어봐야 겠습니다. m41을 시작으로 서쪽으로 Puppis 별자리에 m46, m47을 보았는데 역시 산개성단이라 할만 합니다. 다채로운 색과 모양으로 보는 즐거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