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wer Outage
Winter Storm이 온다고 해서 타호에서 3박4일 일정을 다 채우지 않고 전날 저녁에 길을 나섰습니다. 타호 가는 길에 눈으로 인해 4시간 반 걸릴 거리를 7시간을 넘겨 겨우 도착해서 가는 길도 그렇게 고생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오늘 보니 눈이 많이 와서 아내 지인은 타호에서 새크라멘토로 오는 I-80 고속도로에서 네시간이 넘도록 갇혀 있었다고 하니, 오늘 출발 했으면 고생을 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온 지 하루도 되지 않아 오늘 집 근처 일대가 모두 정전이 되었습니다. 아침부터 비바람을 맞으며 레몬나무를 다듬는데, 바람이 심상찮게 느껴졌었는데 결국은 오후 늦게 정전이 되어버리네요. 바람이 거세서 어디 전봇대 하나가 넘어지기라도 했나봅니다.
덕분에 캠핑용 랜턴을 꺼내 거실에 켜 두고 헤드 플래시와 스마트폰 플래시로 겨우겨우 버텨야 했습니다. 전기가 없어서 히터도 돌지 않고, 워터리스 가스 보일러라 뜨거운 물도 나오지 않은데 다행히 가스레인지는 동작을 해서 어찌 저찌 저녁은 겨우 해 먹었네요.
그래도 타호에서 일찍 오길 잘했습니다. 일찍 온 덕분에 집안 온도도 미리 68도로 끌어올려 둘 수 있었네요. 오늘 왔다면 차가운 집에서 히터도 틀지 못하고 추위에 벌벌 떨 뻔 했습니다.
얼마 전 지인 집이 정전되었을 때 다시 전기가 들어오는데 하루 반나절이 걸렸다는데, 이번에는 정전 된 지역이 워낙에 커서 더 오래 걸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여긴 한국과 다르게 정전이 빈번한 듯 합니다. 매번 폭풍우가 온다고 하면 여기에 오래 계셨던 지인들은 정전을 걱정했었습니다. 한번 정전되면 복구도 꽤 오래 걸리는 것 같아요. 한국 같이 수 시간 내에 복구되는 일은 드물고 보통은 하루, 길게는 일주일이 넘도록 복구가 안되는 경우도 있다고 하네요. 느린 걸 전제로 사회체계가 굴러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