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넘어온 3년
오늘 2017년 1월 14일은 제가 미국에 넘어온 지 만 3년이 되는 날입니다. 달랑 캐리어 하나 들고 가족은 한국에 잠시 두고 장거리 비행을 한 후 초췌한 모습으로 입국 심사관을 대했던 게 기억에 나네요. 친한 형의 도움을 받아 그날 바로 중고 자동차를 구입하고 익숙하지 않은 차를 몰며, 익숙하지 않은 교통체계에 실수를 연발하며 어두운 밤길을 운전해 오던 것도 기억이 납니다. 그날 San Ramon에 멈춰서 인앤아웃에서 햄버거를 먹었던 것도 기억이 나고요.
3년이 지나고 나니, 어느새 아이들은 부쩍 커서 큰 아이는 킨더를 가고, 작은 아이는 자기 주장이 생겨서 미운 네.살이 되고, 단칸방 하숙에서 아파트를 거쳐 월세지만 단독주택에 지내게 되었네요. 영주권도 무사히 받아서 신분 걱정을 하지 않고 지내게 되었고요. 직장도 비록 회사 자체가 위태위태하지만, 직장 내에서 적당히 인정받고 열심히 일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아이들과 아내는 아직은 완전히는 아니지만 꽤 많이 미국생활에 적응해 가고 있네요. 짧지 않은 시간이지만 그래도 정말 빠르게 지나간 것 같습니다.
3년동안 있었던 많은 일들이 추억으로 느껴질 만큼 아련하면서도 눈을 감으면 떠오를 만큼 선명하네요. 지나온 3년이 우리 가족에게 적응의 시간이어서 힘든 때도 있었지만, 그래도 나름 좋은 일이 가득했었던것 같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얼마나 길게 미국에 거주하게 될 지 모르겠지만, 앞으로의 시간도 좋은 일만 가득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