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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xington 저수지 낚시

이번 주 Lake Pinecrest로 캠핑을 가려고 계획했었습니다. 가서 토요일에 호수에서 낚시를 하기로 계획했었죠.

몇 달 전부터 지인 가족과 예약해 두고 설레며 준비하고 있었는데, 막상 출발 할 날짜가 되니 파인크레스트 캠핑장 날씨가 심상찮아졌네요. 가는 날 눈이 오고 이박삼일 내내 밤에 영하 5도까지 떨어지는 강추위가 이어진다고 예보가 나옵니다. 따뜻한 5월 봄날이라 전혀 생각지 못했다가 어린 아이들도 있고 해서 추운 날씨에 결국 캠핑 계획을 접었습니다.

캘리포니아에서는 [Crabbing at Half Moon Bay][crabbing-at-half-moon-bay] 글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Pier가 아닌 곳에서 낚시를 하려면 면허가 필요합니다. 파인크레스트 호수도 Pier가 있긴 하지만, 카약과 보트가 주변에 많아 낚시하기가 껄끄러워 1-Day 라이센스를 구입했었는데, 그게 그대로 허공에 날아가 버릴 참이었죠. 하루짜리 라이센스는 날짜가 명시되어 있어서 변경도 안되거든요.

예전에 낚시 용품 판매점에서 직원에게 들은 바 있어, Fremont에 있는 Quarry 호수로 낚시를 갈까 하다, 좀 더 가까운 곳인 렉싱턴 저수지(Lexington Reservoir)로 가보기로 합니다. Quarry 호수는 봄, 여름 격주 단위로 송어(trout)를 방류하기에 실리콘 벨리 근처에서 낚시가 재미있는 곳이라 합니다. 렉싱턴 저수지는 송어 방류는 거의 없어서 고기가 잘 잡히진 않는다고는 하는데, 그래도 꽤 큰 저수지 이다보니 자연산 배스가 꽤 잡힌다고 합니다.

집에서 15분 거리에 있는 렉싱턴 저수지는 제가 미국에 처음 와서 그 주말 산타크루즈를 가며 보았던 곳인데, 가뭄이 절정인 때라 물이 참 없었던 기억이 나는 곳입니다. 작년에는 극심해서 거의 호수 바닥이 보일 지경이었죠.

Lexington Reservoir

그러던 호수가 올 겨울 비가 풍족히 내린 덕분인지, 나무가 잠길정도로 물이 가득차고 넘치지 않기 위해 물을 방류할 만큼 상황이 좋아졌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호수에는 이전에 자랐던 나무가 물에 잠겨 낚시하는 데 애로가 있네요. 릴을 감으면 세번 중 한번은 나무에 걸려 바늘을 끊어먹기 일쑤입니다.

결국 두시간 반을 나무와 사투하다 한마리도 잡지 못하고 점심 먹으러 내려갔네요.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어, 저녁 5시 즈음 다시 한번 가 봅니다. 파크 레인저가 말해준 것이 기억이 나서 이번에는 댐에서 낚시를 해 보기로 합니다.

at Dam

댐에는 몇 사람이 낚시를 하고 있었고 한두마리 이미 잡은듯 해 보였습니다. 그 옆에 자리 깔고 낚시대를 드리우는데, 나무에 걸리는 건 매 한가지지만, 오전에 비해선 양호하더군요.

8시 해 질때까지 낚시를 했는데, 입질 두번 온 것 외에는 별다른 성과가 없네요. 그 사이 옆에서 낚시하던 낚시꾼은 5파운드 쯤 되어보이는 송어와, 10파운드는 족히 넘을 것 같은 잉어(carp)를 낚고 얼굴에 웃음을 띄며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역시, 제 낚시 실력이 문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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