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zelle T4 Overland Edition Tent
COVID-19이 터지고 비행기를 타는 여행이 거의 금지되다시피 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캠핑으로 눈을 돌렸죠. 제 경우도 비슷했습니다.
기존에는 1년에 한번 아니면 두번 가볍게 요세미티 국립공원이나 세콰이어 국립공원으로 캠핑을 다녀오곤 했죠. 판데믹이 터지곤 좀 더 자주 캠핑을 다니게 되었습니다. 근처 가까운 곳에도 종종 가고 멀리도 갔죠.
그리고 캠핑과 관련이 있는 취미도 생겼죠. 오프로드 어드벤쳐 바이크를 장만하면서 오버랜딩에도 관심이 생겼습니다. 둘다 비슷하게 흙길을 경험하니까요. 어드벤쳐 바이크에 관한 영상을 보고 있으니 유투브가 알아서 시골쥐님을 추천하고, 그 뒤로 오버랜딩 영상이 많이 뜨더라구요.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오프로드 SUV를 알아보고 루프탑 텐트에도 관심이 생겼죠. 지정된 캠핑장이 아니라 오지에서 편하게 루프탑 텐트를 열고 잠자는 게 멋져보이더군요.
Roof Top Tent
지금 타고다니는 SUV를 타고 캠핑을 다니면서 기존에 쓰던 콜맨 텐트를 바꿔야 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설치하고 접는데 혼자서 할 수가 없고 시간이 매우 오래 걸려서 캠핑을 가는 게 스트레스더라구요.
친한 형님과 앨러배마 힐스를 다녀오면서 루프탑 텐트를 경험해 볼 기회가 있었습니다. 정말 편하더라구요.
제가 생각하는 루프탑텐트의 장점은 아래 세가지 같습니다.
- 설치가 편하다.
- 패드가 편하다.
- 땅에서 떨어져서 잘 수 있다.
대부분의 루프탑텐트는 바닥 패드가 같이 들어 있어서 텐트만 펼치고 침낭을 넣으면 끝입니다. 하드쉘 루프탑텐트는 텐트 펼치는 게 순식간이죠. 1분도 안걸리는 것 같습니다. 한국에서 유명한 아이캠퍼의 경우에는 뚜껑열고 한번 더 펼쳐야 하긴 하지만, 그렇다고 시간이 더 많이 걸리는 것도 아닙니다.
그리고 대부분 두툼한 패드가 같이 있어서 결리는 것 없이 편하게 누워서 잘 수 있습니다. 그라운드 텐트도 좋은 패드들이 있긴 하지만, 설치하는 데 시간이 꽤 걸리죠.
차량 루프 위에서 잠을 자면서 벌레나 야생동물로부터 떨어질 수 있는 것 또한 장점입니다. 왠만한 야생동물은 사람 가까이 오진 않지만, 잘못해서 냄새나는 음식같은 것을 텐트에 놔두고 잠을 자게 되면 동물이 그 유혹을 이기기 쉽지 않죠. 특히 곰....
그러나 루프탑 텐트가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죠.
- 비싸다.
- 무겁다.
- 부피가 크다.
일단 가격이 일반 그라운드 텐트는 비비기 어려운 가격대입니다. 소프트쉘 루프탑텐트는 그래도 천달러 후반 정도인데, 유명한 아이캠퍼 skycamp 2.0같은 하드쉘 루프탑텐트는 4천달러 가까이 하고, 그것보다 비싼 것도 많습니다.
그리고 무겁죠. 한번 루프 랙에 올리면 내릴 생각을 접어야 됩니다. 최소 성인 두명, 안전하게 성인 세명이 올리고 내려야 합니다. 그 무게를 버틸만한 튼튼한 루프랙도 필수죠.
마지막, 이게 제 기준으론 가장 큰 단점인데, 부피가 큽니다. 루프탑 텐트를 설치하게 되면서 공간 희생이 매우 큽니다. 지붕을 다른 용도로 쓸 수 없다는 게, SUV같이 트렁크가 크지 않은 차량에서는 꽤 큰 단점이 되더라구요. 그래서 루프탑텐트를 쓰면서 여유있게 캠핑하려면 대부분 트럭으로 가게 되는 것 같습니다. 도요타 타코마같은 중형 사이즈 트럭에서부터, 반톤 트럭(F-150)같은 것으로 가게 되더라구요.
Ground Tent
제가 비록 다음 차량으로 트럭을 생각하고 있긴 하지만, 루프탑텐트의 단점을 알게되니 선뜻 못 가겠더라구요. 일단 차량이 없어서 안사는 것도 있긴 하지만, 트럭이 준비되더라도 트럭베드를 루프탑에 할애하고 다른 용도로 쓰기 어렵게 되는 게 내키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그라운드 텐트를 찾아보았죠. 기준은 설치, 철수가 간편해야 할 것. 이것 하나 였습니다. 그 기준에 맞는 텐트가 몇 있는데, 그중 가장 때깔 나는 게 Shiftpod이고, 그 다음으로 가젤 T4 텐트였습니다.
인간적으로 Shiftpod은 너무 무겁습니다. 50파운드가 넘는 것을 싣고 내리고 하는 게 쉽지 않아보였죠. 대신에 단열이나 텐트의 크기는 더할 나위가 없어보입니다. 겨울 캠핑도 문제 없어보였죠.
그 다음으로 찾은 게 가젤 텐트입니다. 네, 바로 제가 구매한 녀석이죠. 전 T4중 방수가방과 바닥시트가 포함된 오버랜드 에디션으로 구매했습니다. 무게도 30파운드로 Shiftpod이나 루프탑 텐트에 비해서 가볍습니다.
설치는 무척이나 쉽습니다. 땅에 스테이크를 안박는다면 2분안에 끝납니다. 내부는 가로 세로 7.5피트라 공간도 넉넉하고, 내부에서 성인이 일어서도 머리가 닿지 않습니다.
다만, 접었을 때 좀 깁니다. 5.7피트 정도 되는 길이인데, 이걸 SUV 안에 넣고 다니기엔 좀 불편합니다. 제 경우에는 루프랙에 묶어서 다닙니다. 한쪽엔 루프박스를 올리고 다른 쪽에 가젤 텐트를 묶으면 딱 맞습니다. 방수라서 밖에 묶어도 큰 걱정이 들진 않네요.
내부 공간은 넓직하고 불편함이 없습니다. 안에는 그물 포켓이 있고 천장에도 그물망이 있어서 랜턴같은 걸 올려둘 수 있습니다. 들어가는 입구는 두곳인데, 허브 텐트라 입구가 넓진 않습니다. 그래도 YKK 지퍼를 써서 여닫는 데에 불편함은 없습니다.
바닥은 벨크로로 연결되어 있어서 정말 지저분해질때는 뜯어서 따로 세척은 가능합니다. 그런데 다른 사람들 평이, 한번 뜯으면 깔끔하게 다시 연결하기가 불가능에 가깝다고 그러네요. 틈이 생겨서 그 사이로 벌레가 들어오는 경우도 있다고 하네요. 이건 Shiftpod이 좋은 것 같습니다. Shiftpod은 바닥이 텐트와 지퍼로 연결되어서 다시 연결해도 깔끔하게 연결됩니다.
레인플라이가 큰 편이 아니라, 텐트 바로 바깥에 전실(vestibule)이 없는 건 아쉽습니다. 비가 오는 상황에서는 신발을 밖에 벗어둘 수가 없죠. 그러나 레인플라이 설치는 정말 간편합니다. 텐트를 칠 때 레인플라이 연결하는 곳 네곳 끼우고 설치하면 끝입니다.
마무리
가젤 텐트를 사기까지 고민을 많이 했었습니다. 일단 처음엔 루프탑 텐트가 정말 좋아보여서 오프로드 차량을 구입하면 곧장 설치하려고 해서 관심도 안주고 있었고, 루프탑텐트 생각을 접은 다음에도, 가젤은 길이 때문에 좀 고민을 했었죠. 그러다 Overland Bound의 영상에서 가젤을 루프랙에 묶고 다니는 걸 보고 "유레카!"를 외쳤죠. 가장 불편할거라 생각했던 점을 깔끔하게 해결했으니까요.
그 뒤로 몇달을 재고를 기다린 끝에 손에 쥔 가젤 텐트는 매우 만족스럽습니다. 아직 여러 상황에서 써본 것은 아니지만, 왜 오버랜딩 하는 사람들이 쓰는 지 알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