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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Years at Google

구글에 입사한 지 3년이 되었습니다. 2년이 되었다고 페이스북에 글을 썼던 게 얼마 안된 것 같은데, COVID 덕분에 집에 계속 있으면서 시간 가는 줄 몰랐네요.

2년차에는 많이 보람차다고 생각했고, 배운게 많다고 적어뒀네요. 디자인만 하는게 아니라 Methodology도 하고 할 수 있는 일, 해야만 하는 일은 종류 불문 닥치고 일했습니다.

그리고, 지금의 프로젝트가 끝나고 기존 구글과 밀접한 프로젝트를 하게 되면, 그 모든 것을 버리고 새롭게 시작해야 한다는 걱정도 했었네요. 들어는 봤지만 제대로 사용해 본 적은 없는 여러 내부 인프라 도구들에 대한 두려움이 좀 있었습니다.

그 짧은 1년 사이에 여러 일이 있었습니다. 일단 저를 하이어링 했던 메니져가 메니져 자리에서 일반 엔지니어로 물러났네요. 쫓겨난 것은 아니고 다른 문제이긴 하지만, 정말 정신적으로 많은 도움이 되었던 메니져라 아쉬웠습니다.

그 후로, 팀 메니져를 찾기 시작하면서 팀이 좀 겉돌기 시작했죠. 메니저가 두번 바뀌면서 정착되는 듯 싶더니, 팀 자체가 다른 부서로 옮겨졌습니다. 새로 옮긴 부서에 이전 메니져가 따라오지 않았고, 결국은 얼마 지나지 않아 퇴사하더군요. 퇴사 하기 전엔 그래도 종종 미팅하면서 수다도 떨고 그랬는데, 이젠 거의 만날 일이 없을 듯 합니다.

새로 옮긴 팀은 칩 디자인을 하는 그룹이 아니라서 좀 걱정은 되지만, 프로젝트에 힘은 많이 실어주고 있습니다. 그러다 우리 팀을 데려온 디렉터, 그 위의 시니어 디렉터가 퇴사했습니다. -_-;; 낙동강 오리알이 된 격이랄까요. 팀이 부서를 옮긴지 몇달 되지 않아서 일어난 일이라 '이럴거면 왜 데려온건가' 싶은 생각이 들었죠.

그 일이 올해 초에 일어났는데, 얼마 전 바뀌었던 메니져도 퇴사했네요. 또 다시 팀은 공중에 떠버렸고 새로운 엔지니어링 메니져를 물색하고 있습니다.

너무 일년 사이에 많은 일이 일어나서, 팀 분위기도 좋은 편은 아닙니다.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 일에 아쉬워하는 동료들도 있어서, 몇몇 팀을 옮기거나 이직을 하거나 할 것 같아보이네요.

그런 환경 안에서 전 운 좋게 승진을 할 수는 있었습니다. COVID 판데믹이 터지고 나서 거의 일에 집중을 못 하고 있었는데, 그 전에 해온게 있었던 덕분인지 작년 말에 승진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 이후로도 사실 일에 집중하지 못해서 시간을 많이 허비했는데, 올 여름 한국 다녀온 이후로 다시 집중해서 일하고 있네요.

집중할 수 있었던 방법은 운동이었던 것 같네요. 한국에 다녀온 이후로 체력적으로 부족함을 느껴서 이틀에 한번 2~4 마일 (3~6킬로미터)정도를 달리고 있습니다. 처음엔 가족이 아직 한국에 있을 때라 등산도 했는 데, 요즘은 아이들도 개학하고 해서, 저녁에 달리기 위주로 하고 있습니다.

운동을 시작한 이후로 확실히 일에 집중도 잘 되고 잡념을 잘 떨칠 수 있는 것 같네요. 운동은 왠만하면 계속 할 생각입니다.

앞으로의 1년은 제가 하고있는 프로젝트에 꽤 중요한 시기가 될 것 같습니다. 잘 안착하게 된다면, 앞으로 프로젝트가 커갈것 같고, 잘 되질 않는다면, 이대로 취소될 수도 있겠죠. 프로젝트의 시작부터 함께 했던 프로젝트라 애착이 많이 갑니다. 잘 되었으면 좋겠지만, 앞길이 밝은 것은 아니라 저라도 맡은 일은 잘 끝내둬야 할 것 같네요.

at Pear Lake in Sequoia National 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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